자리 배정이 좋았다. 게다가 앉아보고 싶었던 가장 안 쪽 자리라니, 내심 즐거웠다. 팀원 한 분은 30대에 진입하는 분이셨고 다른 분은 소프트웨어관련학과를 나오신 듯 했다. 난 그 중간쯤 아닐까?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고 생각했다. 그만큼 대화능력(사회성)은 반대로 설정되어있는 듯 했다.
이번 주 알고리즘 문제들은 백준 티어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. 의도가 있으셨겠지. 물론 5분만에 푼 문제도 있지만, 대체로 1시간을 확실히 넘긴 문제가 많았다. 얼굴에 웃음기는 사라지고 꽤나 쉽지 않았다. 어떻게든 헤쳐나가고 있지만 말이다.
내가 수능 수학 공부할 때랑 알고리즘 문제 풀 때 항상 생각하는 게 있다. “사고가 한 번 멈추면 다른 방향으로의 생각을 멈춘다”라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? 마치 이런 거다. A를 학습했다. A를 풀 수 있게 되었다. 이제는 A’를 풀어야한다면, 나는 A’에 대해서 A를 활용하지 못하는 느낌?
물론 티어가 낮은 문제는 그렇지 않지만,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사고하는게 멈추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손을 놓아버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?
난 국어, 영어, 암기 과목들에 좀 강한 편이다. 인풋을 넣은만큼 아웃풋을 풀어내는 게 많기 때문인 것 같다. 이런 과목들은 대체로 A를 배우면 A로 문제를 출제하는 것 같다. 그렇지만 그런 과목들은 내게 흥미를 주진 않는 것 같다. 나이를 먹고 시야가 꽤 넓어진 이 시점에도.
내가 가려는 방향은 엔지니어아닌가. 엔지니어라면 그 근간이 되는 배열, 리스트, 해시테이블, 큐, 덱, 힙 같은 자료구조를 기반으로 더 상위의 응용문제를 풀어낼 수 있어야 하지않나 싶고 대체로 그런 사람들이 이공계에 있는 듯 하다고 생각한다.
우리 누나도 그걸 아는 듯 하다. 내게 문과쪽으로 전환하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. 나 또한 이런 활동들을 하다보면 그러한 생각이 많이 든다. “배운만큼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가 살아남을 수 있나?”라는..
우리팀의 서정님이나 다른 팀에서 알고리즘을 대체로 잘 풀어내는 분들을 보면, AI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문제의 키 포인트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캐치해내고 시도하고 답의 근처를 도출해내는 듯 하다.
나는 그런 것 같진 않다. 물론 그동안 해온 게 있고 배운 게 있으니 현재 정글 사람들의 평균적인 케이스들보다야 잘 푼다지만 본질적으로 컴퓨팅 사고력, 즉 이공계의 관점을 갖추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.
난 A에 대해 학습해두면, A에 대해서는 잘 풀어내는 편이지만 A’를 풀다가 사고가 정지한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. 그 과정을 설명해보자면 이런 느낌이다 :